2023
Gel ink pen, Stationary blade, empty pen, Tracing paper sheets (11 ⨉ 14", 5 pieces), Luster photo paper (4 ⨉ 6", 8 ⨉ 11" 1 piece of each)
This work is a reflection of : witnessing numerous roadkills; transforming specific memory into physical materials as a personal altar rather than simply taking photographs or producing digital file of writings; language experience/practice/censorship as non-native English speaker that attempting (rather than learning) poetic side of foreign language with experiment-erasing and carving; a question to human-centered world towards more ecological enviro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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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디지털/아날로그 사진 작업에서 한발 물러나 환기하는 성격으로, 그동안 미국에서 생활하며 목격한 로드킬과 그중 이미 숨을 거둔 한 고양이를 두 손으로 직접 거두었던 날의 기억을 더듬어 미농지와 사진 용지 위에 기록한 작업이다. 모국어가 아닌 영어를 사용하며 겪은 어렵고 모호했던 순간을 교정 기준으로 삼아 무작위로 또는 의도적으로 여러 단어를 하나씩 제거해 나가고 결국 남는 단어와 부호가 끌어내는 우연과 새로운 의미에 주목한다. 다른 사진 용지에는 미농지에 쓴 동일한 내용의 글을 판화 새기듯 파내었고, 이는 기억에 각인되는 (무)의식이 기억에 자리 잡아 마치 필름에 상이 맺히는 현상과 비슷하게 작용하는 점을 닮았다. 다 써 내려가고 보니 그 모습은 마치 눈 위에 쌓인 여러 작은 그림자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직도 그 고양이를 제대로 묻어주지 못한 채 그 근처를 지날 때마다 불안과 걱정으로 스쳐 가야만 했던 순간이 떠오른다. 이 작업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생명을 기리는 작은 추모가 되길 바란다.